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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감상

1209, 한주 내 긴장으로 가득했던 근황. 그리고 게시물

꽁종대 2022. 12. 10. 00:29

어느덧 작년 이맘때 이후로 블로그 글을 적고 1년이 넘었다. 아니 사실 1년이 한참 넘었는데 그냥 문득 블로그에 대한 회고와 일상을 기록하는 글을 적고 싶어 몇자 적어본다.

 

마지막 글을 적은 지도 어느덧 한달이 지났다. 아마 저 대쉬 프로젝트를 작성의지를 적을 때만 해도, 프로젝트에 활력이 붙어있고 내가 매주 진행하는 일이 진척이 있으면서 하나하나 해나가는 즐거움에 저런거 적으면서 나의 지적 성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큰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진행을 한 것이었는데, 지금 한달 뒤의 근황은 저것을 적을 의지가 사라진 아주 소소한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중일 뿐이다. 

 

저거 적기 시작한 시점과 완전히 달라진 것은.

 

1. 프로젝트의 동력이 사라졌다.

 

원래 매주 회의를 하고 피드백을 하면서 저 대시를 쓰는 프로젝트의 진전이 보이면서 매주 발전하는 성과에 눈이 뜨이고 즐거운 나날이었다. 불과 한달전만 해도 그랬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즐거웠고, 내가 해내는 성과가 비록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맞게 흘러가지 않는 방향도 있었지만, 그래도 흘러가다보면 나의 생각이 틀렸던 때도 있고,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발전하는 사태를 보였기 때문에 매일매일 일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사라지게 하는 일이 여러번 있었고, 결국 대시를 통한 대시보드 제작 프로젝트는 정체되어 있는 상태다. 그 이후로 나도 일에 활력을 잊고 그냥 회사 출근하면 앉아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시간만 보내다가 밥먹고 왔다갔다 하고 그러기를 반복했다. 그 일상의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이번주. 솔직히 말해서 이번주 회사에 앉아있는 시간 중 일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한 시간이 대략 3시간 정도 되는 듯 하다. 기억에 남는 업무 관련 시간이 저정도니까 일주일에 나머지는 그냥 앉아서 멍으로 보냈다고 봐도 무관할 만큼 별로 관심없는 일들로 시간을 보냈다. 아니 허망하게 보냈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제대로 한 일보다 그냥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찾아보고 게임하고 그냥 시간이 흐르기를 바랬던 것으로 보는게 맞다고 보는거지.

 

저 한가지의 이유 말고도 다른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저거만으로도 일상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적으로 일이 없으니 일이 잡힌다는 생각도 없고 내가 왜 회사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존재이유에 대해 생각하게되고, 가만히 앉아있는 지금에 대해 현타가 불쑥불쑥 찾아온 다는 것이었다. 내가 진짜 이런 무료함에 제대로 감내를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그리고 저 큰 이유와 더불어서 

2. 최종 면접까지 간 기업의 전형에서 탈락했다.

 

 이러한 무료함을 변화시키기 위해 최근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한군데에서 2차 면접까지 진행하고 이번주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과는 탈락메일 달랑 하나 날라온 것이 전부였다.

물론 탈락 메일 하나 온것 만으로도 많은 연락을 취한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을 할 수도있지만, 면접 과정까지의 피드백과 연락주는 빈도, 그리고 면접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우호적이고 따스한 자세를 느낄 수 있었던 기업이,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려 하자 갑자기 돌변해서 싸늘해진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다. 마치 필요할때는 한창 잘해주더니, 아니라고 생각을 하니 바로 태세전환해서 무정해진 연인같은 느낌이랄까. 혼자만의 사랑을 행하고 그 사랑이 나에게 싸늘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때의 충격이란. 다소 기대를 하고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기업이었는데 이런 변화를 실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충격과 기업의 태도와 나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이유와 나의 실력에 대한 의구심이 한번에 몰려와 허망함을 느끼고 있는 금요일이다.(지난주 금요일 면접을 보고 이번주 금요일, 바로 오늘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참으로 멍하다. 

 

뭐라고 적기 애매한 그런 허망함과, 뭐라 설명하기 힘든 허무함, 그리고 살아나가는 것에 대한 무료함이 꾸준히 작용하고 있는 그런 시기인 듯 하다. 

 

그렇다고 마냥 우울한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행복하고 기쁜 일들도 있지만 인간에게 행복의 기쁨보다 더 와닿는건 불행의 우울함이기에 이 불행함을 떨쳐내는 것이 쉽지 않다.

오늘 하루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 할 수 있는데 이번주 내내 드는 그 무료함과 곁들여져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오늘 더욱 와닿는 불행히 내 마음을 아리게 한다.

 

그래서 글이라도 적으면서 위안을 받으려 했는데 위안을 느끼기보다는 그래서 더욱 착잡해지는 것 같고 그렇다.

 

블로그는 써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더 안써지고, 이렇게 그냥 허심탄회하게 써봐야겠다 하면 술술술 나오는 듯 하다.

그렇다고 다른 명필의 블로그처럼 일필일절 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은 아니기에 생각나는 정도만 써보려고 한다.

 

그래도 생각 이상의 분량이 나왔다. 하지만 나의 허망함을 표현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듯 하다. 

 

평소보다 키보드의 키압이 높게 느껴진다. 원래는 이 키압도 가볍게 생각될 정도로 타이핑에 가볍게 집중할 수 있었는데, 왜인지 모든 손가락에 힘이 세게 들어가지 않는다. 호달달 하다 그냥.

 

긍정적이면서 생산적인 소식만 남기는 블로그가 되어보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긍정적인 글은 글감이 나오지 않고, 우울한 글을 적으면서 글감이 자유롭게 나오는 듯 하다. 왠지 뭔가 반대로 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적으니 조금 나은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아무튼 여러모로 허망하고 비판적인 주간을 보내고 있는 이번 주 였다. 주말에는 쉬면서 이런 멘탈을 다독이는 그런 시간이 되어야겠다.

 

얼마전만해도 긍정적으로 적으려했던 번역작업이 이렇게 반대로 태세전환이 될 줄은 상상을 하지 못했다. 역시 인생이란 내맘대로 흘러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