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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독서,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꽁종대 2022. 11. 5. 21:32

최근 불교 사상에 관한 책을 한두권 접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강릉 여행 이후 현재에 관해 살아야 한다는 마인드가 되게 인상깊게 새겨져서, 술취한 코끼리 이후 알라딘 중고서점으로 가서 집은 책.

 

이 책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고3때 교무실 가서 한 선생님의 책상에 꽂혀있던 것이 아직도 선하게 기억에 남아서이다. 

내가 강신주님의 책을 자주 접해보기도 해서 인지 그때의 파란색과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라는 제목의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의 인상은 강렬하게 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가끔 생각이 나면서도 선뜻 집어지지 않는 그런 어려운 책의 인상이었지만, 무문관이라는 책의 개요를 접하고 다시금 만나본 이 책의 인상에서는 읽어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도하게 되었다.

 

한번에 바로 읽지는 못하고 한 일주일 걸렸던 것 같다. 물론 이 책은 한번 읽는다고 다 읽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완독을 통해서 무문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라 기억에 남을때 몇자 적어보려 한다.

 

무문관. 책의 제목이자 사상을 관통하는 명확한 설명을 매듭짓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

 

문이 있으면서 문이 없는 관문.

 

문이 있다는 것은 넘어야 할 단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런 문이 없다는 것은 관문을 넘기 위해서 무언가를 시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그런 단어.

 

무문관이라는 책의 내용을 강신주님의 시각과 생각으로 풀어주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로 무문관을 접하면 이게 무슨 말이지 싶은 상황들을 관련된 개념으로 풀어서 설명해주시니 한번 더 곱씹어보고 그 글의 내용을 나만의 생각으로 재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불자에서 말하는 그런 사상을 이야기 하면서도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삶을 관통하는 말을 남겨주셔서 술술 읽혔다.

 

애초에 무문관에 담긴 글 자체가 가만히 보면 모순적이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들을 설명하는 것인데 설명과 함께 돌아보다보면 삶에서 살아가야할 자세를 이야기 하고 그 자세를 어떻게 지녀야 하는지에 관한 설명을 담아 놓은 아주 밀도높은 문장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책의 제목인 매달린 절벽이라는 것도 내용에서 나온 일부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떼면서도 살아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될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남기면서 무문관의 해설은 마무리된다. 

 

무문관의 원문이 뒤쪽에 포함되어있는데, 한번 책을 제대로 읽고 다시금 나의 사각으로 재정립하면서 감회를 새로이 한다는 부분에서 괜찮게 읽었다. 물론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아마 이 책은 곁에두고 다시금 몇번 더 읽어봐야 하지 싶다. 

 

현재를 살면서 다양한 번뇌를 관통하고 다양한 불교의 가치관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던 책.

 

이제서야 그때 왜 선생님의 책장 한켠에 이 두툼한 책이 곱게 자리잡고 있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