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매실 일상소화 블로그

일상/감상

1003, 김정기 작가님 사망 소식과 작가님을 통한 추억

꽁종대 2022. 10. 5. 21:08

지금 글을 적는 날짜는 5일이지만, 그를 생각하는 의미에서 3일로 적어보려 한다. 큰 의미는 없지만 말이다. 

 

김정기 작가의 별세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

 

인상적인 일러스트 드로잉과, 한번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하는 비쥬얼의 작품을 슥슥 그려내는 작가님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작가분 중 한명이다.

 

그런 작가님께서 10월 3일 갑작스런 심장 질환으로 인해 돌아가셨다고 한다. 

 

김정기 작가님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일러스트 그림을 그리고 그 작품을 정말 휙휙 그리는 그런 작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할 것이다. 물론 대부분이 한번에 그려내는 작품이 많다 보니 그걸로 많이 유명해지시고, 다양한 활동을 하셨으니 말이다.

 

반면에 나는 그런 상황과는 좀 다르게 네이버 웹툰에서 처음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어린시절 되게 인상깊게 본 작품이 바로 TLT 였기 때문이다.

 

뭔가 되게 스토리가 있고, 정말 잘그리고 그런 명작의 의미에서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직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렇게 동물로 표현하고 그런 사이에서 기개있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아주 감명깊게 읽으면서 직장 생활에서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건가 하는 로망을 품게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을 알지도 못하는 놈이 이런걸 읽어서 어떤 영향을 얻었겠느냐 싶지만 어린 시절에 되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동물들의 비주얼(긍정적 의미), 그리고 내용에서 느껴지는 살아가면서 필요한 무언가를 설명하는 데에는 그 작품이 참 큰 삶의 작용을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엔 컴퓨터로 보고 책으로 샀던 기억이 있는데 본가에서 책을 정리했다보니 찾아볼 순 없다. 그런데 확실히 책으로 사서 다시금 돌려본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직장에 대한 로망을 품게 되었달까. 출처 교보문고

 

TLT자체가 직장에 대한 이야기 인데 어린 시절의 학교를 다니던 나에게 그런 직장 내의 모습은 나도 커서 저런 사회에서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열정 있는 호랑이의 모습으로 살아가야겠다는 그런 다짐을 했던 것 같다. 묘하게 풀어가는 그의 재치와, 그런 그를 지켜보는 다양한 동물의 모습에서 내 일상 속에서도 저런 다양한 동물 유형의 사람들이 있을까 하면서 대입해보기도 하면서 알차게 살아갔으니 말이다.

 

그때와는 완전 다르게 지금은 그냥 호랑이는 무슨 주어진 일만 다하면 퇴근을 바라고 있는 흔한 직장인 1에 그치고 있지만

....

 

어린 시절의 큰 향수를 갖고 있는게 바로 TLT인데 그 작가의 별세 소식을 접하니 뭔가 한대 맞은 듯한 큰 충격이 내 머리를 강타했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사실 별세 소식을 집으로 오는 길에 접했는데, 길 한복판에서 헉 하고 소리 질렀을 정도니....

 

국내 만화계의 큰 별이 하나 일찍 가버려서 마음이 안타깝다.

어린시절 TLT가 없었다면 열정있는 호랑이의 모습을 꿈꾸던 아이는 없었을 겁니다.

 

작가님의 작품덕에 그래도 열정이라는 키워드가 제 가슴속 한켠에 크게 자리잡았던거 같습니다.

 

천국에서는 원하는 그림 원하는 속도로 원 없이 그리시는 작가 생활 하시고 계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