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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 주말은 평일의 노고를 해소하기 위한 시간

꽁종대 2022. 12. 11. 22:22

토 일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주말을 보냈다.

 

금요일의 탈락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는지 토요일은 아무 것도 안하고 잠만 잤다.

 

아마 금요일 저녁인가 새벽부터 시작해서 헌트를 정주행하고, 잠에 든게 한 세시, 그리고 눈을 뜨니 대략 열두시 되는 시간이었고, 

 

주린 배를 부여잡고 점심을 챙겨먹었으며

 

점심을 챙겨먹고 바깥공기 한 십분 쐬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서 휴대폰을 보다가 누운 기억이 있다.

 

그렇게 눈을 떠보니 저녁 여섯시. 

이렇게 허망하게 하루가 가는 건가 하고 허망해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눈을 감았다.

 

그 뒤에 눈을 감았다 뜨면서 시간을 보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일요일 아침 아홉시?정도 였고.

 

주린 배를 채우려 부랴부랴 간편한 아침을 먹고(이게 브런치가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밀린 빨래를 마무리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열두시였고, 

샤워를 하고 보니 몸 상태가 엉망이라는 것을 깨닫고 불쑥 헬스장을 등록했고.

 

커피 한잔을 하고 가서 운동을 하려했는데 이게 웬걸 주말은 하지 않는 곳이었고(어플은 분명 주말을 한다 했는데)

 

부랴부랴 시간을 보내면서 갑자기 내 빈 머리를 채우려 교보 이북을 사게 되었고

중고나라를 떠돌다가 역시 화면이 큰 기기가 좋다는 생각에 불쑥 체험을 하고 싶어졌고

 

그렇게 광화문에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광화문에서 두시간을 고민하다가 방황하고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판매자에게 연락을 하니 저녁에나 거래가 가능하다 했고, 

 

지친 몸을 부여잡고 을지로 - 종각 - 광화문을 배회하며 중구의 흡연 구역을 찾기 위해 힘썼으나, 도심으로 들어갈수록 보이는 금연구역이라는 글자와 그에 비례하는 담배꽁초들을 보면서 금연구역에 대한 아이러니를 목도하게 되었고

 

꾸역꾸역 보다가 재미 들린 만화책을 보면서 저녁 시간을 보내려 놀숲에서 오랫만에 한 두시간 동안 만화책만 부여잡고, 

 

집과 정 반대에 있는 곳에 직거래를 하기 위해 지하철을 오갔고, 오갔다가 집에 오니 여덟시가 넘어 있었고. 

 

집에 와서 두근두근대는 마음으로 교보 이북을 켰더니 켜자마자 로그인 에러로 말썽이고.

 

다시 침착한 마음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10분이라는 기다림 끝에 마무리 된 업데이트에 안도의 마음을 내쉬고.

 

노인과 바다를 받아놓은 나 자신의 과거에 칭찬을 하며 한글판 노인과 바다를 정주행 하였고.

 

그렇게 돌아보면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려 했더니 아직 시간이 열시라는 사실에 이렇게 블로그 기록을 남겨 본다.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잤던 토요일의 움직였던 분량을 대체하려는 듯 부산하게 움직인 일요일이 끝이 났다. 

 

다음주 부터는 또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어째 매주 시X비용을 지불하면서 주간을 살아가는 듯 하지만, 이 비용 마저 없었다면 내가 살아갈 가치가 있을 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합리화를 마치며 해당 비용의 지출을 메꿀 방법을 생각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더 살아나가기로 한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홀로 소설가 구보씨의 나날을 찍은 듯 한 주말이 지나가고 어느새 평일이다. 

 

이런 주간이 올해 내내 반복되는 듯 하다. 

 

이런 일상에 적응해야 하는데 새삼 새롭기를 원하는 내 성격에는 궁둥이가 가려워 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사회인으로써 살아나가려면 이렇게 7일중 2일이 별난 생활이고 5일은 일상의 쳇바퀴를 감내해야한다는 것을. 기적적으로 주 4일제를 실현하지 않는 이상 황금같은 2일이 지나가는 것을 기도하면서 빌며 매일매일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버티면서 살아나가기로 했다.

그게 살아나가야 할 방법 중 하나라면 기꺼이 살아나가야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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