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매실 일상소화 블로그

일상/일상기록

1010, 안주하며 사는 삶과 그 지속성에 대하여

꽁종대 2022. 10. 10. 22:32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 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 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김수영 시인의 달나라의 장난의 일부분이다.

 

친구들을 만나고 왔다.

오랫만에 보는 친구들이지만 여전히 고등학교 시절 그 모습을 가지고 있고 지나간 것은 시간이며 달라진 거라곤 10년전에 비해서 들어보이는 나이가 많은 터인데, 이런 모임을 지속하고 있음에 감사하면서 오늘 알아버린 약속을 오늘 불쑥 같지만 불편한 기색 없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친구들.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저 학생 신분으로 게임 이야기나 좋아하는 관심사를 이야기 하면서 하루하루 이놈의 학교 탈출하고 싶다 이야기를 하던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서로의 직장을 이야기하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데 주제가 거의 직장생활이 되어버린 직장인들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게임 업계에 종사하면서 말도안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그런 회사에서 그들의 일을 이야기 하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나의 모습은 감회가 새로웠다.

 

생각도 새로워졌다.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삶에 너무나 안주하고 있다는 상황이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8시간을 자면서 출근을 불평하고 있는 와중에도 친구들은 회사를 출근하는 출근길에서 일에 치여 살고 있었고, 각자가 맡은 일을 해내면서 다양한 업무를 겪으며 업계사람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워 질 정도로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내고 있었다. 

 

참 달라보였다.

그 직장 내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대단해 보였다. 

나는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지금 내모습은 그들의 모습과 다르게 조금 어려보였다.

나이들어 보이고 싶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의 일부에서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고 풀어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일하고 있는 환경이 참으로 여유롭고 한적한 그런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취준을 하고 있는 친구 한놈은 그런 친구들을 부러워 하면서도 자신의 내실을 탄탄히 다지며 언젠가 빛을 볼 자신의 실력이 한없이 부족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 친구의 능력 마저도 대단하고 멋진 능력으로 남부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지금 내모습이 한없이 작아 보였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금 모습이 참으로 어리숙해보였다.

그저 일어나고 출근하고 앉아서 퇴근시간을 바라보고 퇴근 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면서 그저 기뻐하는 나의 모습과는 다르게 하루하루 일을 배우면서도 그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업계에서 살아남을 고민을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비하면 지금에 안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은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렇다. 부끄러웠다.

지금의 모습이 그래도 좋은 모습이다 스스로에게 되뇌이면서 지금에 안주하고 더 나은 상황은 고려하지도 않은채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가는 것에 안주하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부끄럽다 못해 자격지심도 들었다.

나는 결코 안주해야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서 지금의 나의 모습에 만족하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에 안주하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나 어리숙해 보였다.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대로면 앞으로 미래는 없고 그저 지금 이순간만 스쳐 지나가고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구나 싶었다.

 

변화해야 하는 시기였다.

절대 안주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변화를 위해 자신을 고쳐가야할 운명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낭만이 아닌 돈에 대해서 만 생각하게 되고 돈이 삶의 우선순위가 되어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살아가게 되었던가.

 

내가 추구하던 낭만은 무엇인가

돈이 아닌 내가 하고픈 일을 내가 원하던 모습으로 그리며 사는 것 아니었던가.

 

지금의 삶이 내 인생에서의 끝인 모습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변화해야 하는 사명을 다시금 생각해야 할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 언제보다 시린 겨울이지만, 이 시린 겨울에 겨울잠이 아닌 변화의 과정을 거치라는 말로 이런 시련을 내린거구나 싶기도 하다.

 

언제만나도 좋은 친구들 덕분에 스스로를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되었다.

스스로를 되돌아 보면서 더는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말로만 변화해야지 해야지 되내이고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스스로의 모습이 한심하다.

그 누구도 제자리에 있으면서 안주하면서 살아나가고 있지 않음을. 말이 아닌 생각으로 깨닫게 되었다.

 

뒤통수를 시게 한대 맞은 기분이다.

 

안주 하지 말고 발전을 위해 공부하고 배우고 나가고 낭만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 다시 불붙었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해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이 욕심을 그저 마음에 품는 것이 아닌 미래로 현실화 하기 위한 방안을 실현해야 하는구나 라는 사실을 느꼈다.

변화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