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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23일차, 마케팅의 'ㅁ' 의 한 획

꽁종대 2021. 3. 17. 01:52

글을 쓰겠다 쓰겠다 하고 쓰지 않은 채로 지나간 시간이 어느덧 근 3주가 넘었다.

 

그동안 진짜 많은 감정이 오가고 업무에도 많은 변화가 오가고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귀찮음이라는 병폐를 빌미로 아무것도 적지 못했다. 결국 이렇게 3주차 둘쨋날이 되어야 귀찮음을 무릅쓰고 한 마디 적어보려한다.

 

그동안의 상황을 간략히 되돌아보려 한다.

 

1주차 : 아무고토 몰랐다.

2주차 : 이제 회사에 누가 있는지 알았다.

3주차 :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만 정해졌다. 하지만 뭘 해야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1주차때는 그냥 돌아가는거 어떤 곳인지 둘러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진짜 회사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어떤 프로세스로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보기 만 했다. 그래서 뭔가 제대로 해본 적은 없는 듯한 그런 상황을 많이 느꼈다.

 

2주차가 되면서 나랑 같이 일을 한다고 느껴지는 팀장님께서 격리해제되신 이후로 복귀하셨다. 월요일에는 간략히 인사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해서 그냥 눈치만 한창 보고 있었다면, 다음 날인 화요일에는 처음으로 팀장님과 미팅을 하고 제대로 된 일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부터 아마 여기에서 일을 제대로 할 수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일주일을 버텼다. 팀장님과 이야기 하면서 데이터라는 이야기에 눈이 번쩍해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서 그냥 덥석 데이터 대시보드 만들어버리겠다고 큰 소리로 공언해놔가지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삽질만 하는 기간을 가졌다. 정작 사내 데이터의 현황이 어떻게 되어있는 지도 모르면서 그냥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두드리고, 연락하면서 그냥 진짜 모든 것을 뒤적거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내가 정작 딴짓을 하면서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지않을까 하는 걱정에 조마조마하면서 편하게 웹서핑을 하지도 못하고 그냥 두리번 거리면서 일을 하다가, 주의 중반 쯤 지나자 사람들이 퇴사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아 진짜 이대로는 여기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그래서 진짜 여기를 떠날 까 하는 생각이 가득해짐과 동시에 문제는 미래를 제외하고 내가 일구어 놓을 수 있는 성과에 대해서는 여기만큼 자유도 높게 지금 나의 모습에서는 할 수 있을 곳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여기서 해보기로 마음먹는 등 이리저리 방황하는 마음을 부여잡고 일주일을 보냈다. 그러다 또 결정적으로 주 말미에 갑자기 회사 동료분의 집에서 개인적인 일장 연설을 하고 나서 후련하게 여기도 제대로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깨닫게 되고 그냥 묵묵히 내 일을 하면서 그냥 내 성과나 얻어야겠다 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하나하나 제대로 해보기로 했다.

 

3주차의 2일이 지났다. 지난 주 금요일에 품었던 회사 동료에 대한 감사는 아침에 프로젝트를 툭 던지는 모습에 실망으로 바뀌게 되고, 오늘 회식자리 있다고 오라고 할때는 언제고 갑자기 연차 높은 사람들만 모여서 하는 술자리라는 이야기에 그냥 멋대로 취소내버려서 기분이 별로 좋지않다.(연차 높은신 분이라고 해도 그러한 자리에 참여하는 당신도 1년이 되지않았는데 어떻게 연차 높은 분들의 시간을 보낸다는 건지 불쑥 이해할 수 가없다). 어제는 그냥 마케팅이라는게 뭔지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떼우기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대시보드를 마냥 붙잡을 수도 없고, 카드뉴스만을 양상하는 것은 나의 미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조건적으로 만드는 것도 어려워진 상황, 새로 만들 카드뉴스의 아이디어도 존재하지 않아서 그냥 시간을 떼우려 하다가, 무심코 들어간 사내 관리계정 현황의 이메일 마케팅 툴이 있어서 신기해 보여서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그것을 들어가게 된 계기도, 데이터 찾다가 들어가게된 마케팅 뉴스레터 툴이 있어서 거기를 참고하다가 이메일 마케팅이란 것이 아직도 상당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한번 건드려 보게되었다.

 

그래서 무조건적으로 들어간 것이 바로 회사에서 계정을 가지고 있는 스티비였는데, 이거 뭔가 묘하게 신기한 툴이었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그냥 내가 인터넷에서 구독하기 누르고 발송을 받던 메일을 내가 만들어서 나의 고객들에게 전송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물론 내가 제대로 가진 정보가 없어서 그렇게 명확한 실행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오늘 드디어 뭔가 고객을 다루는 마케팅이라는 직무의 첫 발을 뗀듯한 기분이었다.

 

부랴부랴 만들어서 전송시스템을 확인해본다는 것이, 연락처 정보에 대표님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수취확인을 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 진짜 망한것 같다 라는 생각 한가득, 그리고 이러한 메일을 칭찬해주는 대표님의 칭찬에 얼굴 부끄러워져서 한가득 수치심이 높아졌다. 진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 너무나 많은 기대를 품어주고 계신 것은 아닌지에 대한 머쓱함이 계속 밀려오게 되었다. 

 

아직 뭔가 제대로 마케팅이란 것을 하지도 않았는데 나에게 마케팅 마케팅 거리고 계시니 거참 부끄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

 

심지어 나는 아직 하프타임 알바라 제대로 일도 못하는데 그냥 프로젝트만 던져 받으면서 서치도 하고 있는 판국인데 말이다.

 

진짜 바라는 것은 무슨 연봉 3천대인데 실제로는 최저시급에다가 4대보험까지 떼서 주면서 진짜 부리는 것은 한가득이라는 사실에 정말 서러워진다.

 

근데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 돈받고 내 자유 권한으로 이렇게 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어디서 얻겠는가 싶기도 하다. 조금만 더 체계화된 스타트업을 들어가도 당장 이런 말단 직원이 나에게 내부계정 다 알려주고 활동을 하게 하지 않을텐데, 여기니까 돈 받으면서 이런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메일 툴이라는 것을 새로이 알았으니 이것을 활용해서 사람들의 메일을 활용해보고 다시금 전송해볼까 싶기도 한다.

 

오늘 말미때만 해도 아 이제 내가 마케팅을 해야하는 영역은 사라진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불쑥 생각을 해보니까 이렇게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인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

 

내일은 출근해서 이메일 발송 툴을 단순히 초대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DB정보랑 연동해서 고객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요금제 업그레이드 해서 조금 더 세세하게 관리를 해봐야겠다.

 

 

- 직무 관련 공고 메일

- 오랜 기간동안 돌아오지 않는 고객을 위한 리마케팅 메일 게시안 작성.

 

이 두개만 고민해봐도 내일 시간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참 그리고 태블로 평가판이 마감됬다. 내일 구매 요청해드려야 할거같은데 19일에 자금 심사 결과 나온다고 하셨으니 아직은 조금 기다려봐야 할 듯하다. 태블로 너무 비싼데 일개 직원 1인 나를 위해 그것을 사다주기에는 조금 위험수당인거 같아서 말이지 ^___^

 

일단은 21일간의 여정은 이정도로만 적어보려고 한다.

 

오늘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끝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것이 아니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일 직장을 다시 출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