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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0606, 3일간의 연휴

꽁종대 2022. 6. 6. 23:09

입사 4개월여가 지나고 맞는 첫 3일 연휴.

이때를 핑계 삼아서 처음으로 집에 내려갔다.

 

입사할때만 해도 지금쯤 살도 빠지고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재정적 여유를 거진 직장인으로 거듭난 모습으로 집을 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생각만큼 내 모습이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았다.

 

다른 모습에 대비해서 그냥 조금은 속물 근성이 조금 더 강해진 느낌정도?

 

졸업 하고 나서 처음으로 직장인이 되어서 가는 거지만, 모습은 영락없는 방학을 맞은 대학생의 느낌으로 갔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몸이 대학생처럼 가벼운 것은 아니었지만:(

 

금요일 조금 일찍 퇴근하고, 서울역에서 전 직장 동료를 만나서 가볍게 밥 한끼 얻어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은 분야로 나아가시면서 나보다 조금 더 경력을 멋있게 쌓아나가고 계시는 분이어서 인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참 여러 방면에 대해서 다양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곳에서의 사람들 만큼은 큰 자산이 되어서 나에게 남은 듯 하다. 

 

그렇게  짧지만 강렬한 만남을 뒤로 하고 조만간 다시 보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부산역 내리자마자 택시를 잡으러 갔는데, 나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어서 택시 공급 대비 여행객의 수요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확실히 부피가 큰 캐리어여서 나르는데 고생 좀 했다.

 

꾸역꾸역 짐을 나르고 집에 오자마자 자고

 

이튿날은 그냥 집에서 내내 잤다.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집에서 잤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 뵙는 것도 미룬채 그냥 다음날 가기로 마음 먹었다.

 

어차피 다음날 가족의 회식을 기획해서 그런가 몸이 더 늘어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아무튼 그렇게 지친 몸을 휴식 해주고, 그 다음날은 저녁에 가족과의 회식.

정말 오랫만에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동생 나 가 모여서 먹는 역사적인 회식

할아버지의 머리는 더욱 길어졌고, 정리가 안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드시는 밥의 양은 조금 챙겨 드셔서 안심이었다.

아무것도 입에 안맞으시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던듯 하다.

그 누구 하나 안맛있게 드시지 않았다고 기뻐했던 의미깊은 식사자리.

비록 그날 비가 많이 와서 아부지는 밥 몇숟갈뜨고 먹고 다시 나가서 일을 하러 가셨지만, 그래도 그 사이에 먹고있던 모습을 챙겨서 다행이다.

 

그러면서 오랫만에 가족을 보는데 참 많이 시간이 흘렀음을 체감했다.

변한거라곤 시간 하난데, 그 시간하나에 참 많은 모습이 변하고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내 머릿속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가게를 하고, 아빠는 창창히 일하고, 엄마는 집안일을 하고 나는 학교를 오가는 그런 학생으로만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동생과 내가 돈을 벌어서 이렇게 호강을 시켜드리는 순간이 왔다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 그만큼 많은 시간이 흘러서 이제서야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하게 다가왔다.

 

더욱이 빨리 이런 시간을 마련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니 말이다. 

앞으로는 더욱 자주 이런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하루하루가 참으로 소중함을 느낀다.

하루하루 참으로 잘 살아가야 함을 깨닫는다. 

더이상 지체하고 지금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올라와서 더욱 잘 살아가야겠다. 

더욱 잘 살면서 하루하루 더욱 발전해야 함을 느꼈다.

발전이 더욱 필요함을 깨닫게 된 하루.

몸과 마음을 충전 시키고 한걸음 나아갈 원동력을 얻게 된 하루.

 

여러모로 의미 깊었던 연휴.